2025 LTAS 기록

2025.6.19

법률신문과 메쎄이상이 주최한 LTAS에 다녀왔다

총 11개의 부스 운영 - 엘박스, 로앤컴퍼니, 삼성SDS, 법틀, 렉시스넥시스, 넥서스에이아이, 에이투디투, LES, 앨리비, 더존비즈온, 로폼
이 중 삼성SDS는 리걸테크 AI 특별관에 있긴 하지만 리걸테크 전문 서비스는 아니고, 업무에 활용 가능한 협업 솔루션 Brity Works를 선보였는데, 법률 용어와 같은 전문 용어를 학습시킬 수 있어 해당 특별관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로앤컴퍼니

우리나라 리걸테크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이니 만큼 슬로건을 대한민국 No.1 리걸테크 기업으로 내걸었다. 메인으로 선보인 서비스는 최근에 나온 SuperLawyer였다. SuperLawyer는 변호사를 고객으로 한다. 판례/법령 리서치나 사건 기반 질문을 AI에 던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변호사시험 상위 5% 수준의 실력을 보이는 AI임을 강조했다.

그 다음으로는 SuperLawyer를 활용해 변호사의 문서 작성을 돕는 롱폼이 있었다. 롱폼은 AI가 단순히 초안을 작성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SuperLawyer와 대화를 통해 최종본을 완성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보안이 강력하다는 점이 강조됐는데, 생성형 AI의 보안이라고 하면 사용자 질문 및 업로드 문서를 학습하지 않는 것에서만 그치는 줄 았았다. 이와 더불어 사용자 데이터도 암호화 되어 클라우드에 저장된다고 한다.(클라우드 방식 및 온프레미스 방식도 가능하다고 함).

판례 검색 서비스로 유명한 엘박스를 넘어 2025년 5월 기준 국내 최다 판례를 제공하는 판례 검색 서비스인 빅케이스도 눈여겨볼만 하다. 형사 사건에 대해 검색하면 형량 트렌드나 가장 많이 선고된 형량, 형종과 같은 통계 자료도 제공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판례 검색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쟁점 분석, 요약 기능도 있고, 검색 결과에 대한 유사 판례, 관련 조문도 볼 수 있다.

조금 놀랐던 건 로탑이 로앤컴퍼니 제품이었다는 것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계약직 아르바이트 할 때 로탑을 썼었는데 UIUX가 올드하다고 생각해서(최신 버전은 어떨지 모르겠다) 이렇게 리걸테크 선두로 나서고 있는 회사의 제품일 것이라고는 상상 못했다.

선보인 제품들을 보자면 역시 큰 법정 다툼 이후에 일반인 보다는 법조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옮겨간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사실 로앤컴퍼니는 법률 서비스의 대중화, 법 앞의 평등을 내세우며 비법조인을 위한 서비스를 기획해왔었고, 이 부분에서 나의 견해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법조인을 적으로 돌리지 않고 함께 상생하겠다는 취지를 드러내기 위해(안 그러면 또 싸워야 하니까) 한 발 물러나 법조인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았나 싶다.

더존비즈온

회사에서 밥 먹고 산책할 때 자주 지나다니며 간판을 본 기업이라 더 반가웠다. 단순히 ERP 회사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ERP, 그룹웨어, EDM에 AI를 결합시킨 Amaranth10 리걸테크 에디션을 선보였다. 기본 그룹웨어, ERP, 문서 작성 및 관리 도구를 제공하고 기일관리나 상담관리 같은 리걸테크 서비스를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다. 흥미로웠던 기능은 AI 기일관리인데 법원까지의 이동 시간, 재판 소요 시간을 고려해서 다른 기일과 충돌되지 않게 기일을 조정해주는 게 상당히 실용적인 아이디어라고 느꼈다.

엘박스

가장 구체적으로 서비스를 안내 받은 기업이다. 엘박스는 판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고 있었는데 외연을 많이 확장한 듯 보였다. 엘박스 말고도 LBOX AI, Scholar, Lfin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엘박스 AI는 법률 문서 작성에 도움을 줘서 판례 데이터에 근거하여 문서를 만들 수 있고, AI 답변의 근거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엘박스와 엘박스AI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연관 판례나 유사 판례 등도 보기 수월했고, 검색도 구글 검색처럼 정교하게 할 수 있었다. Lfind는 로톡의 변호사 매칭 서비스와 유사한데, 광고비를 받지 않고 변호사가 판례를 올리면 크레딧을 주고 Lfind에 프로필을 등록할 수 있으며 업로드한 판례 건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AI로 작성된 문서 초안이 단순히 판례를 기반으로한 보고서 느낌이 아니라 변호사의 호소와 주장이 들어간 진짜 법률 문서 초안 같아서 DB에 있는 문서를 기반으로 하는지 여쭤봤는데, 특정 로펌에서 서식을 지급 받아 해당 서식을 기반으로 한다고 답변 받았다. 이런 방식을 넓혀 사용기업에서 자료를 제공 받아 맞춤 서비스를 구현한다면 각 로펌들의 문서 노하우도 잘 녹여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엘박스의 비전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재는 시장의 분위기와 제약에 따라 법조인 위주의 서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엘박스AI도 법조인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규제가 풀리면 비법조인에게까지 서비스 확장을 염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핀테크와의 콜라보도 내부적으로 어느정도 구체화 되고 있음을 들었다. 의뢰인이 소송 진행 시 필요한 비용을 대출을 통해 지급하고, 소송이 끝난 후 회수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기획 중이라는 설명을 듣고 리걸테크 기업으로써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수익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총평

박람회를 자주 가보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하기가 어색했는데, 다행히도 이런 나를 발견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시는 직원분들이 계셔 감사했다... 내년에 다시 가게 되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들어봐야겠다. 앞서 로앤컴퍼니의 행보가 법조인을 위한 서비스에 무게가 실렸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기조는 LTAS에 참가한 기업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2025의 리걸테크는 "법조인 조력AI"가 주축이 되는 테마였다. 그러나 점차 리걸테크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현정부가 우리나라의 AI 개발을 주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비법조인을 위한 리걸테크 서비스도 머지않아 나올 것 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리걸테크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만 전반적으로 보자면, 제공되는 서비스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하지 못했거나 기술적 어려움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법률 산업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한정된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판례 검색이나 AI를 활용한 문서 작성 초안, 변호사 매칭이 메인 서비스였고,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AI 성능/영업이 서비스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리걸테크가 본격적으로 다시 활성화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 체험한 서비스의 수준과 완성도가 매우 높아서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나름 오래된 기업들이 산업을 안착시키는 지금의 과정을 지나면, 새롭게 리걸테크 분야를 도전하는 기업들도 많아질 것이다.

한줄평

무사히 안착되고 있음!